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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뉴스] "문 한번 두들겨 줬으면"...어느 시각장애인의 죽음 / YTN

2022-09-05 89 Dailymotion

창문 밖으로 시커먼 연기가 솟구치고, 집안은 천장이 드러날 정도로 녹아내렸습니다.

지난 2월 23일 밤 11시 50분쯤, 주민 1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상도동 아파트 화재 현장입니다.

이곳 3층에 사는 중증 시각장애인 최정금 씨는 이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연기 냄새를 맡고서 최 씨가 대피했을 땐 불이 난 지 1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

[최정금 / 중증 시각장애인 : 볼 수 있는 게 없잖아요, 소리로 들을 수밖에 없거든요. 문을 열어봤는데 불타는 냄새가 심하게 들어오더라고요. 18~19대 소방차가 와서 이미 진압을 하고 있었어요.]

얼마 전 서울 역촌동 주택에서 난 불로 혼자 살던 50대 시각장애인 A 씨가 숨진 사고가 남 일 같지 않은 이유입니다.

불이 난 사실을 인지하고, 곧장 대피해야 하는데 시각장애인은 냄새나 소리에 의존하다 보니 인지 자체가 늦어져 화재에 더욱 취약하다는 겁니다.

[최정금 / 중증 시각장애인 : 그냥 무턱대고 아래로 내려가게 되더라고요. 만약 밑에서 불이 났으면 저는 그냥…. (돌아가신) 이분도 그런 상황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런 현실을 개선하고자 보건복지부는 장애인과 어르신 혼자 사는 집에 화재감지기를 설치하고 119에 자동 신고되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청자만 대상으로 하다 보니 서비스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감지기 오작동이 잦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시각 장애인의 집에 단독 감지기 설치를 확대하고 평소 장애인을 상대로 한 화재 대피 훈련을 실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 같은 사전 조치가 있더라도 시각장애인에게 절실한 건 바로 이웃의 작은 관심입니다.

[최정금 / 중증 시각장애인 : 내려가시기 전에 한 번만 (문을) 두들겨 줬으면. 시각장애인한테 제일 필요한 게 그런 것 같거든요.]

YTN 황보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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